<해석>
의복은 신상·명예·신분과도 관련이 있으며, 또 바지가랭이일 경우 신체적으로 다리나 발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리고 가족일 경우는 아랫사람, 자식도 된다. 때에 따라서는 오른쪽은 아들, 왼쪽은 딸의 의미도 될 수 있다. 어쨌든 흉몽에 속하니 조심을 해야 하되, 꿈에 찢어진 바지의 정도가 별로 대수롭지 않은 것이어서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사실적으로 바지가 흠날 일, 다리나 발을 손상당할 일, 누구에게 기분 나쁜 일을 당하는 경우, 또는 자식이 다칠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현실 체험>
여름 휴가철을 맞아 부산 누님댁으로 피서를 가 얻었던 꿈이다. 나는 꿈을 깨고 나서 오늘은 실로 중요한 시험을 해 보아야지 하고 결심했다. 내용인즉 과연 액운을 피할 수 있는가 하는 나 스스로의 해답을 구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나는 아내, 그리고 어린 아들, 딸에게 아침부터 외출 금지령을 내리고, 나도 절대 바깥 출입을 않기로 작정을 하고 하루종일 집안에서만 지내기로 했던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신분이나 신상에 문제될 것도 없거니와, 꿈의 강도나 내용으로 보아 며칠 후에 닥칠 일도 아니고, 오늘에 경험할 예시같으니 미룰 필요도 없는 안성맞춤의 기회가 아니겠는가? 그러나 막상 그 더운 여름날 집안에 들어앉아 점심을 먹고 낮잠을 약간 즐기다가 깨어보니 무료하기 짝이 없었다.
마침 국민학교에 다는 조카 녀석이 해변에서 가지고 노는 비닐 공을 가지고 와 입으로 바람을 넣어 달라고 졸랐다. 나는 옳거니 심심한데 이 공을 가지고 조카 녀석이랑, 그렇게 넓지는 않지만, 앞마당 잔디밭에서 공을 차야지 하는 생각을 했다. 맨발로 야들야들하고 폭신한 잔대 위를 밟으며, 가벼운 비닐공을 발로 주거니 받거니, 조카와 함게 노닥거리니 무척 재미스러웠다.
그러던 중 조카 녀석이 나를 향해 찬다는 비닐공이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 갔고, 나는 그것을 좇아 찬다는 것이 실수로 잔디밭 둘레를 에워싸고 심어 놓은 키작은 회양목에 그만 발을 집어 놓고 말았다.
오른쪽 발에서 따끔한 느낌이 오는 것이 보나마나 회양목 마른 가지에 찔린 것으로 생각하고 발을 쳐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오른쪽 엄지 발가락 사이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나는 껄걸 웃으면서 해월 선생이 내게 했던 얘기(액땜은 가능한가?)와 꿈의 예지는 그냥 지나갈 수 없다는 한건덕 선생의 말씀을 상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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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적인 미래예지 꿈의 실현은 우리 인간에게 장차 일어날 일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하게 해주고 있는 것이다.
